하루에 몇 시간을 자는지요. 대개는 6~8시간 정도, 넓게 잡으면 4~10시간 정도일 것입니다. 당연히 수면시의 자세가 척추의 통증에 영향을 줍니다. 바른 수면 자세 및 환경에 대해서는 개인차가 워낙 크고 전문가들도 말하는 것이 조금씩 달라 혼란스럽습니다. 침구의 가격도 천차만별입니다.
한의사 영봄이 추천하는 수면 자세
수많은 전문가들이 비슷하면서도 조금씩은 다른 수면에 대한 권고를 하고 있습니다.
척추질환을 자주 보는 한의사의 시선을 조금 적어보겠습니다.
1. 수면 중 움직임을 방해하지 말아야 합니다.
많은 사람들은 수면자세를 최대한 편하게 하여 수면의 질을 높이는데 집중하곤 합니다.
물론 수면의 질은 휴식에 매우 중요하고, 불편하거나 어색한 곳에서 자주 뒤척이며 자고 나면 피곤하고 허리가 아프곤 합니다.
하지만 저는 아무리 편한 자세라고 하여도 밤새 유지하는 것은 안 좋다고 생각합니다.
수면시간은 한 자세를 유지하기에 너무 깁니다.
잠을 깨지 않을정도, 수면 주기에 따라 4~5회 정도 무의식적으로 자세를 바꾸는 정도의 환경을 추천드립니다.
동의보감에는 다음과 같이 적혀있습니다.
죽은 사람 같이 자면 귀주(전염병 귀신)와 마사(정신병 마귀)가 따른다. 하룻밤 누워 자면서 다섯 번 정도 돌아눕는데, 두 시간에 한 번씩 하는 것이 좋다. [득효]
대개는 편한 자세가 바른 자세도 아니겠지만 바른 자세라고 하여도 움직이지 않으면 혈액순환이 정체되기 마련입니다.
과음이나 피로로 죽은 듯이 한 자세로 자고 나면 허리가 뻣뻣하고 뻐근한 경험이 있을 것입니다.
적당한 뒤척임이 허리 통증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합니다.
2. 호흡을 방해하지 말아야 합니다.
호흡이 방해가 된다면 수면의 질이 상당히 떨어집니다.
그리고 호흡이 원활하지 않으면 코어에 영향을 주어 허리 통증을 유발할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몇몇 사람은 바른 자세에서의 호흡이 불편할 수 있습니다.
비염, 축농증, 기관지염 등 코와 호흡기에 분비물이 있거나 막히는 질환들, 수면무호흡증처럼 부종이나 혀 같은 특정 부위가 호흡을 방해하는 경우, 비중격 만곡증이 있어 한쪽 방향으로만 호흡을 하는 경우 등 다양합니다.
이럴 때는 호흡을 가장 우선으로 두고 수면환경을 조성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문헌에서도 폐는 오장육부를 덮고 있는 덮개로, 사기(邪氣)나 수기(水氣)가 차고 커지면 불편하고 숨이 차서 바로 눕지 못한다고 하였습니다.
3. 바로 누워 자는 것이 좋고 옆으로 누워 자는 것도 나쁘지 않다.
바로 누웠을 때 척추의 정렬이 맞는 것은 다 알고 계십니다. 옆으로 누워서 자는 것도 여러모로 좋은 자세입니다. 다만 척추의 정렬을 맞추기 위해 몇몇 수정조치를 취해주시면 좋습니다. 2021년 발표된 다음의 연구에 나온 사진을 참고하면 좋을 것입니다.
https://journals.plos.org/plosone/article?id=10.1371/journal.pone.0260582#sec020
4가지 수면 자세와 척추 통증에 대한 연구입니다.
목, 허리가 아픈 사람은 옆으로 눕거나 엎드려서 자는 시간이 더 길었고 수면 자세를 더 자주 바꿨으며 수면의 질도 떨어졌습니다.
첫 번째의 supine, 두 번째의 supported side lying이 추천하는 자세입니다.
세 번째의 provocated side lying, 네 번째의 prone은 나쁜 자세로 보면 되겠습니다.
동의보감에서도 옆으로 자는 것이 좋다고 기록하고 있습니다.
잘 때는 옆으로 누워서 무릎을 구부리는 것이 좋은데, 이와 같이 하면 심기(心氣)를 북돋아준다. 깨어나서는 몸을 펴주는 것이 좋은데, 이와 같이 하면 정신이 흩어지지 않는다. 대개 몸을 펴고 자면 잡귀가 달려든다. 공자가 죽은 사람처럼 하고 자지 않는다고 한 것은 이를 두고 이른 말일 것이다. [활인심]
무릎을 구부리고 옆으로 눕는 것이 기력을 보하는 데는 똑바로 눕는 것보다 낫다고 하였다. [득효]
누울 때 언제나 똑바로 누워서 손을 가슴에 올려놓지 말아야 하는데, 손을 올려놓으면 반드시 가위눌리어 잘 깨어나지 못한다. [천금]
추천하는 매트리스와 베개
척추건강에 좋다는 매트리스, 베개, 침대 등이 많이 판매되고 광고되고 있습니다.
물론 개인차가 크지만 공통적으로 존재하는 기준은 분명 존재합니다.
- 1. 스프링이 푹 꺼진 오래된 매트리스는 좋지 않다.
- 2. 베개는 높아도, 낮아도 좋지 않다.
- 3. 매트리스는 너무 단단해도 물러도 좋지 않다.
- 4. 옆으로 누울 때 보조 베개가 있어야 한다.
한의사 입장에서 권유드리고 싶은 것은 옛날 왕의 침실입니다.
당연히 그 시대의 가장 좋은 수면환경이었을 것입니다.
그리고 우리의 생활양식도 예전 왕들과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보통의 사람들은 원하는 거의 모든 종류의 음식을 섭취할 수 있습니다. 교통과 보존기술이 발달하여 지구 반대편의 식품도 먹을 수 있으며 그 시대에 없던 아이스크림도, 케이크도 먹을 수 있습니다. 주류도 저렴해서 최저시급 1시간이면 일반인 주량 이상의 주류를 구매할 수도 있습니다.
아무 때나 운동을 할 수 있지만 싫다면 운동을 하지 않아도 됩니다.
많은 일들을 기계들이 대신합니다.
임금이 전국의 상소를 받듯이 현대인은 스마트폰과 컴퓨터로 전 세계의 소식을 받거나 찾아봅니다.
조선시대 임금님의 침상은 대개 땅보다 조금 높이 올라와있고, 푹신한 보료가 깔려 있습니다.
그 정도면 적당한 쿠션이라는 뜻입니다.
푹신할수록 좋다면 보료를 몇 개씩 쌓아놓고 잤을 것입니다.
등을 불편하지 않게 하고 커브를 어느 정도 받아줄 수 있는 적당한 쿠션감의 매트리스가 중요하겠습니다.
베개는 호흡을 먼저 생각하고, C커브도 고려하면 좋겠습니다.
보통 깨어있을 때에 맞춰서 인후나 기도 등이 배열되어있기 때문에 누웠을 때 고개가 뒤로 신전되거나 앞으로 굴곡되면 호흡의 방해를 받습니다. 그 정도는 체형에 따라 다를 것이며 같은 사람도 점점 거북목이 진행된다면 베개의 높이도 바뀌어야 할지도 모릅니다.
목뼈의 가운데에 적당한 압박감을 주는 경침은 처음엔 불편하지만 적응이 되면 편하다고 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잘 때가 아니더라도 경추 스트레칭 목적으로 5분 정도라도 사용해주면 좋습니다.
푹 꺼지는 솜베개보다 콩, 곡식, 메밀 등이 들어간 베개가 본인 컨디션에 따라 모양을 바꿀 수 있고 적당히 견고하여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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